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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백성에게 기쁜 소식 (2019년 12월 22일)

누가복음서 2장 8-14절, 데살로니가전서 5장 14-24절

오늘 누가복음서에 등장하는 천사는 아기 예수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로마 황제와 달리 농민들 편이기 때문입니다. 온 백성이란 이중 삼중의 세금압박과 로마군대의 약탈로 삶이 피폐해진 90%가 넘는 당시의 농민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 가족은 지배자들의 세금 압박에 쫓겨 유랑하는 농민들의 한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구원자의 탄생 소식이 목자들에게 들리는 것 또한 의미가 있습니다. 당시 목자들은 가장 비천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대표하는 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때로 목자들은 남의 풀밭에 자기네 가축 떼를 몰고 가서 풀을 뜯기거나, 자기 주인 몰래 양과 염소의 젖을 내다 팔거나, 양털을 판다는 의심에 노출되고, 그래서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기 예수는 바로 그런 목자들이 마구간이나 가축의 우리에서 짐승들에게 먹이를 주는 여물통에 누입니다. 세상의 왕으로 오셨지만 왕궁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세주의 탄생 소식이 목자들에게 들리고, 또 목자가 그 소식을 세상에 선포하는 이야기는 진정한 구원자, 메시아는 바로 평범한 백성들 한복판에서 평범한 백성의 일원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천사는 예수 탄생의 소식을 전하면서, ‘그리스도’ ‘주님’ ‘더 없이 높은 곳’ ‘구세주’라는 단어들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모두 당시 로마의 황제나 헤롯 왕 같은 이들에게 적용되던 것이었습니다. 누가는 로마의 황제나 헤롯을 메시아로, 주님으로, 구세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온 백성에게 기쁨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 지배자들에게만 좋은 세상을 약속하고 그들만을 위한 잔치를 위해 대다수의 서민들을 약탈하고 착취하고 압박하기 때문입니다.

2000년 전 구세주의 탄생 소식을 목자들이 전했습니다. 그럼 2019년 한국에서 세상을 구원하는 메시아의 소식은 누가 전해야 할까요? 오늘 바울 사도는 일상의 삶에서 도덕적 삶을 살아내는 이들, 주님을 믿는 믿음으로 언제나 항상 기뻐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고 늘 기도하며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이 약한 사람을 격려하고, 무질서한 사람들은 훈계하며, 힘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갖가지 모양의 악은 멀리하며 오로지 좋은 것을 굳게 잡는 사람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온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소식은 황제의 궁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백성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바로 저와 여러분입니다. 진정한 복음의 소식은 목회자의 입에서가 아니라, 신도들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온 세상에 미칠 큰 기쁨의 소식의 주인공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