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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성도들을 위하여 (2019년 11월 24일)

시편 41편 1-3절, 로마서 15장 1-13절

시편 41편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돌보는 사람이 복이 있어서, 재난이 닥칠 때 주님께서 그를 구해 주시며, 주님께서 그를 지키시며 살게 하실 뿐만 아니라, 어떤 병이든지 떨치고 일어나게 하실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복은 한 개인이 누리는 평안한 삶, 그 삶을 가능하게 해 주는 풍족한 조건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가 말하는 복은 타자를 위한 헌신과 그것을 통해 이룩하는 전체 생명의 풍요로움과 관련됩니다.

바울 사도가 로마에 쓴 편지에서도 비슷한 관점이 등장합니다. “믿음이 강한 우리는 믿음이 약한 사람들의 약점을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에게 좋을 대로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이웃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면서, 유익을 주고 덕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도 자기에게 좋을 대로만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윤리는 타자를 위한 것, 즉 자기 좋을 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약한 사람들, 이웃들에게 유익을 주고 덕을 세우기 위한 것입니다. 이 지점이 그리스도교를 세계 종교로 우뚝 서게 한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회와 세상을 나누고, 세상의 고통과 문제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자기 교회의 성장과 발전, 번영만을 꿈꾸었습니다. 하나님의 피조물 전체를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자신만을 고려하는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버렸습니다. 교회가 지녀야 할 공공성을 상실했고, 법을 어기면서 교회를 건축하거나, 자기 아들에게 세습을 하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졌습니다. 교회는 도덕성을 상실했고,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내부의 반발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떠나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생겼습니다. 바로 가나안 교인들입니다.

세상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들 또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직장에서 생기는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 남과의 비교 속에서 발생하는 상대적인 박탈감, 생존과 건강에 대한 염려와 불안,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소외될까 두려워하는 분리불안 등을 겪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신앙으로 이런 문제들을 헤쳐 나가길 원합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떠났지만 계속되는 삶의 과제들 앞에서 여전히 일정한 예배가 있고, 믿을 만한 사람이 있고 서로 신뢰하며 존중하는 공동체를 만나고 싶어 합니다.

오늘 바울 사도는 “이새의 뿌리에서 싹이 나서 이방 사람들을 다스릴 이가 일어날 것이니, 이방 사람은 그에게 소망을 둘 것이다.”라는 이사야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드러내신 예수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가나안 교인이나, 다른 모든 믿음의 식구들이나, 또 지역사회와 세상의 사람들이 소망을 둘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찾고 계십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바로 하나님께서 쓰시려고 찾는 그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