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공모(共謀)”

베드로가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왜 그대들 내외는 서로 공모해서 주님의 영을 시험하려고 하였소? 보시오. 그대의 남편을 묻은 사람들의 발이 막 문에 다다랐으니, 그들이 또 그대를 메고 나갈 것이오.”

==========

처음 교회는 성령이 가득한 이들의 모임으로 시작합니다. 사도행전은 성령의 공동체가 보이는 특징들을 이런저런 모양으로 묘사합니다. 그중에 하나는 “많은 신도가 다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서,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는 것입니다. 한마음 한뜻이 된 공동체는 겸손히 자기 뜻을 내려놓기에, 물질도 서로 기꺼이 나눕니다. 자기만의 고집을 부리지 않고, 사적(私的) 소유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나만을 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가득 찼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동체에도 틈이 발생하고, 악의 유혹이 틈새를 타고 들어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첫 사람 아담과 하와처럼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일에 함께 합니다. 첫 교인들은 성령으로 한마음 한뜻이 되었는데,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주님의 영을 시험하는데 한 몸이 됩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처럼 되고 싶었듯이, 아나니아와 삽비라도 자기 이름을 떨치려는 공명심(功名心) 때문에 자신을 속이고, 공동체를 속이고, 성령을 속이려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한마음 한뜻 되었기에 자발적으로 자신을 내어놓는 것이 헌금인데, 아나니아는 오히려 그 헌금으로 자기를 드높이고 세우려 합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둘이 함께 힘을 모아.

악을 위한 공동모의! 나쁜 짓을 하려고 함께 모이는 것입니다. 악을 행하기 위해서 힘을 모으고 둘이 모인 것입니다. 이 둘은 결국 셋이 되고, 8천명 이상이 모인 첫 교회 공동체를 깨뜨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베드로의 입을 통해 신속하게 몸소 교회를 정화하신 것입니다.

기도 :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의 무지가 우리를 속이지 않게 해 주소서. 내 이름을 드높이려는 교만을 꺾어 주소서. 그것이 공동체를 깨트리고, 성령을 모독하는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게 하소서. 악을 저지르는 일에도 사람이 모이고, 힘을 모읍니다. 우리가 거기에 맞서 선을 도모하고 선한 일에 연대하게 하소서. 선을 행하면서 악에게 틈을 내보이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게 하소서. 온전히 하나님의 영만이 가득하게 하시고, 마음 어느 한구석이라도 사탄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