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한문덕 목사

– 목소리: 한문덕 목사

– 반주: 박지형 집사

11. 찾아와 주시는 분

그 남자와 그 아내는, 날이 저물고 바람이 서늘할 때에, 주 하나님이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들었다. 남자와 그 아내는 주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서,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다. 주 하나님이 그 남자를 부르시며 물으셨다. “네가 어디에 있느냐?”(창세 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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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부모님은 평생을 논과 밭에서 보내신 농부입니다. 어린 시절 저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가방만 던져놓고 다시 학교 운동장으로 뛰어갔습니다. 부모님은 해가 져야 들에서 들어오시고, 저는 그 때까지 동네친구들과 실컷 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면 엄마가 학교로 찾아옵니다. 학교 담벼락 위로 고개를 간신히 내밀고 크게 제 이름을 부릅니다. “문덕아! 저녁 먹어야지!” 저는 날이 저무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엄마의 목소리에 허기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찾으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날이 저물고 바람이 서늘할 때 하나님은 동산을 거니셨습니다. 모든 동물은 다 보이는데,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유일한 존재로서 하나님 말씀을 따랐어야 했는데, 그만 사탄의 꾐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눈이 밝아져 하나님처럼 된다는 소리에 냉큼 열매를 먹어 버리지요. 에덴동산의 주인도 아니면서 주인인 체 하다가 진짜 주인의 목소리를 듣고 덜컥 겁이 나 숨어 버립니다. 죄란 이런 것입니다. 이 세상에 완전 범죄는 없습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하나님이 아십니다.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양심의 가책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죄를 지으면 부끄러움이 올라오고, 자꾸 숨고 싶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고 하나님과 사귀던 것이 불가능해지고, 두려운 마음이 들어 하나님의 낯을 피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우리를 먼저 찾으시고 부르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를 때, 내가 집으로 편안히 돌아갈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 하나님은 사람을 찾고 부릅니다. “사람아! 네가 어디 있느냐?”우리가 넘어지고 실수할 때도 하나님은 우릴 찾고 부르십니다. 그렇게 불러 주시기에 우린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불러 주시기 때문에 짓누르는 죄책감도 털어버릴 수 있고, 답답한 가슴도 펼 수 있으며, 먹먹한 마음도 달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우리를 찾으시고 부르십니다. 찾고 부르실 때 우리는 “예”하고 달려 나가야 합니다. 잘못한 그대로 부끄러운 그대로 숨지 말고 만나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언제나 찾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가 애타게 당신을 찾았지만 도대체 어디에 계시냐고 항거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낯을 피해 숨었던 것은 정작 우리였습니다. 맑게 갠 하늘을 통해 우리를 찾고 부르시는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더 이상 숨지 말고 피하지 말고 당신 앞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