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안종봉 권사

반주: 박지형 집사

22. 무지개를 보며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 및 너희와 함께 있는 숨 쉬는 모든 생물 사이에 대대로 세우는 언약의 표는, 바로 무지개이다. 내가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둘 터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언약의 표가 될 것이다.” (창세 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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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에는 별로 보지 못했지만, 어릴 때에는 한바탕 소나기가 퍼붓고 나면 종종 맑은 하늘에 무지개가 생기곤 했습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무지개는 언제나 동심을 자극하고,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초청합니다. 색깔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이어지는 무지개는 우리 안에 담겨 있는 어떤 신비의 감각을 일깨웁니다. 하늘의 문들이 열려 사십일 밤낮을 쉬지 않고 비가 땅 위로 쏟아지고, 땅의 큰 샘들이 터져 온 세상이 물바다가 되었을 때, 자신과 가족만 살아남게 된 노아는 무엇을 느꼈을까요? 짐승들의 울부짖음과 아수라장 같은 방주 안에서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던 노아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SF 영화를 보면 지구의 미래는 언제나 삭막하고 황량한 모습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환경오염이나 세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 홀로 등장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노아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황량함과 쓸쓸함은 밖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 일에 쫓기고, 사람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우리의 내면도 메마르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것처럼, 외딴 섬에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럴 때에도 노아를 생각합니다. 오늘 하나님은 그런 노아를 위해 무지개를 하늘에 걸어 두셨습니다. 무지개는 활 모양입니다. 활 모양의 무지개를 하늘에 걸어두고 다시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다짐입니다. 게다가 활이 하늘을 향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향해 활을 겨누지 않겠다고 노아에게 말씀하시지요. 무지개가 노아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을까요? 미세먼지 가득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약속은 어떤 의미일까요?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더 이상 활을 쏘지 않겠지만, 오히려 우리는 우리의 욕심 때문에 자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날도 하루에 약 1300종의 동식물이 멸종된다고 합니다. 무지개를 보며 하나님의 약속을 떠올리고, 무지개를 보며 내 마음 속 신비의 감각을 살리기도 하고, 무지개를 보며 욕심을 줄여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기도 : 하나님, 무지개를 보며 잠깐이나마 낙원을 그려봅니다. 좋은 세상을 표현하는 그림에는 언제나 무지개가 떠 있는데, 오늘날 우리 세상에도 무지개가 뜨게 하여 주소서. 내 마음에, 우리 가족에게, 함께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무지개를 뜨게 해 주십시오. 무지개를 보며 주님의 약속을 떠올리고, 우리도 약속하게 하여 주소서. 아름다운 지구, 푸른별을 지키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