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권오혁 성도

반주: 박지형 집사

32. 주체적 신앙인의 삶

주님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한창 더운 대낮에, 아브라함은 자기의 장막 어귀에 앉아 있었다. 아브라함이 고개를 들고 보니, 웬 사람 셋이 자기의 맞은쪽에 서 있었다. 그는 그들을 보자, 장막 어귀에서 달려나가서, 그들을 맞이하며, 땅에 엎드려서 절을 하였다.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손님들께서 저를 좋게 보시면, 이 종의 곁을 그냥 지나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을 좀 가져 오라고 하셔서, 발을 씻으시고, 이 나무 아래에서 쉬시기 바랍니다. 손님들께서 잡수실 것을, 제가 조금 가져 오겠습니다. 이렇게 이 종에게로 오셨으니, 좀 잡수시고, 기분이 상쾌해진 다음에 길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정 그렇게 하라고 하시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창세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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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문을 읽는 사람은 초반부터 세 나그네가 누구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중에 알게 됩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아브라함은 이 낯선 사람들을 극진히 대접합니다. 이어지는 본문에서 아브라함은 살진 송아지를 잡아 요리를 하고, 고운 밀가루 세 스아(약 20리터)로 빵을 굽고, 치즈도 내옵니다. 무척 공손한 자세로 나그네를 맞아들이고, 그들이 편히 쉬어 기분이 상쾌해 지기만을 바랍니다. 대접을 하고 그 대가로 무언가를 받으려는 모양새는 전혀 없습니다. 여기에서 나그네가 셋이라는 것에 근거하여, 초기 기독교 변증가 암브로시우스는 삼위일체를 떠올렸고, 서양회화에서 이 장면을 그린 그림은 삼위일체를 표현하는 것으로 변형되기도 했습니다. 오리게네스는 ‘마므레’라는 단어가 ‘시력’ ‘날카로운 시각’ ‘식별력’ 등으로 번역될 수 있음에 착안하여 아브라함이 인간 속에서 하나님을 보았던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본문을 이렇게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오늘 본문에서 주체적 삶을 살아가려는 한 인간을 봅니다. 아브라함은 친절과 환대를 참된 하나님의 백성이 지녀야 할 삶의 태도와 자세로 여긴 것 같습니다. 그는 더운 대낮에 장막 어귀에 앉아 있다가, 맞은편에 있는 세 사람을 문득 보았고, 그 즉시 그들에게 달려 나가 그들을 자기 집으로 맞이합니다. 마치 종처럼 그 나그네들을 섬기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그저 자신의 삶의 원칙대로 최선을 다해 그 날을 산 것입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가치와 태도, 자세로 주체적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0)고 조언했던 바울 사도는 주체적 신앙의 태도를 지닌 분이었습니다. 신앙인인 우리는 세상의 변화, 상대의 자극이나 행위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고 어떻게 삶의 기준과 원칙을 지닐 수 있을까요?

기도 : 하나님! 우리가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도 말고, 다가오는 미래에 너무 들뜨거나 불안해하지도 않게 하소서.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게 하소서. 신앙인으로서 삶을 옳게 살아가는 원칙을 지니게 하시고,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도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