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강미희 전도사

반주: 박지형 집사

37. 생명을 이어가는 일

롯의 두 딸이 드디어 아버지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큰 딸은 아들을 낳고, 아기 이름을 모압이라고 하였으니, 그가 바로 오늘날 모압 사람의 조상이다. 작은 딸도 아들을 낳고, 아기 이름을 벤암미라고 하였으니, 그가 바로 오늘날 암몬 사람의 조상이다. (창세 19: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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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모압족과 암몬족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기원을 다루고 있습니다. 모압은 “나의 아버지로부터(히브리어 메압)”라는 뜻이고, 암몬은 “내 아버지의 아들(히브리어 벤암미)”라는 뜻인데다가, 롯의 아들들이기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민족들을 아브라함에게서 나온 친족 또는 이웃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출애굽 후 가나안에 들어갈 때에도 모압과 암몬이 사는 지역과는 싸우지 말고 피해서 가라고 말합니다(신명 2:9, 19). 한편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모압과 암몬은 성서의 여러 곳에서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가시 이고, 주변 국가들을 못살게 구는 존재로 등장하여, 심판의 대상으로 등장합니다(신명 23:3-6, 이사야 15-16장, 에스겔 25:1-11, 예레 48장, 49장). 이런 모압과 암몬을 롯과 연결시켜 롯의 온전치 못한 신앙과 아비에게 술을 먹이고 근친상간을 행하는 딸들의 부도덕한 행위 등을 부각하며 모압과 암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적대감을 정당화합니다. 이렇게 각 민족은 역사를 거듭하면서 때로는 평화조약을 맺고, 때로는 전쟁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각 민족은 본래 주어진 생명을 누리는 길이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서로 상생하는 길을 찾고, 평화적 공존을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며 도울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고대에 아이가 없다는 것은 아주 심각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그 후손을 통해 계속 산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은 멸시 당했고(창세 16:4), 여성은 아이를 낳음으로써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창세 30:1 이하, 38:6 이하 참조). 그래서 소돔의 멸망에서 구출된 유일한 사람들인 롯의 두 딸은 한 집안의 씨가 마르게 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근친상간의 금기를 깨뜨립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생명을 이어갑니다. 덕분에 두 종족이 생겨납니다. 어떻게든 이미 존재하는 종족은 계속 그 생명을 이어나가도록 서로 도와야 합니다. 멸종시켜야 할 생명은 없습니다.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모든 외교의 원칙은 바로 서로의 생명을 이어나가는 길에 있어야 합니다. 중동의 화약고만큼이나 긴장과 평화 사이를 오가는 우리나라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북 간의 협력과 상생이 세계 평화의 밑거름이 되어야 하고, 한반도 평화를 계기로 강대국들도 평화를 향하여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기도 : 생명과 평화의 하나님! 우리 모두가 평화의 사도가 되게 하여 주소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일꾼 되게 하소서. 북한에 대해 바로 알게 하시고, 오래된 분단체제를 넘어서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