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 한문덕 목사

목소리 : 김규룡 장로

반주 : 박지형 집사

57. 칠년과 며칠

사이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맏딸의 이름은 레아이고, 둘째 딸의 이름은 라헬이다. 레아는 눈매가 부드럽고, 라헬은 몸매가 아름답고 용모도 예뻤다. 야곱은 라헬을 더 사랑하였다. 그래서 그는 “제가 칠 년 동안 외삼촌 일을 해 드릴 터이니, 그 때에 가서,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과 결혼하게 해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라반이 말하였다. “그 아이를 다른 사람과 짝지어 주는 것보다, 너에게 짝지어 주는 것이 더 낫겠다. 그러면 여기서 나와 함께 살자.”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맞으려고 칠 년 동안이나 일을 하였지만, 라헬을 사랑하기 때문에, 칠 년이라는 세월을 마치 며칠같이 느꼈다.(창세 29: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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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초기 인생은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쌍둥이로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동기와 싸움을 시작했고, 자기가 형이 되기 위해 먼저 태어나는 에서의 발뒷꿈치를 잡고 끌어 당겼습니다. 팥죽 한그릇으로 형의 장자권을 얻어 보려 하고, 결국은 아버지와 형을 속여 축복의 기도를 받아내지만 그는 광야의 한복판에 홀로 남아 미래의 두려움과 불안과 또 싸워야 했습니다. 강대국들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늘 생존의 갈림길에 서야했던 이스라엘 족속의 역사를 형상화한 것이 야곱의 삶이라면 나름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그의 모든 속임수와 악다구니만 남은 투쟁의 방식이 인정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살아야 하는 법이고, 야곱은 다행히 가나안 동쪽 아라비아 사막 주위에 사는 외삼촌 라반 부족에 정착하여 살게 됩니다. 거기에서 자기 마음에 꼭 드는 라헬을 만나게 됩니다. 최우선의 구혼자는 사촌이라는 당시의 관습에 따라 야곱은 라헬과 결혼하기를 원했고, 신부를 얻기 위해 치러야 할 값을 낼 수 없었던 야곱은 7년의 노동력을 제공하기로 하고 결혼 승낙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성경은 야곱이 “라헬을 사랑하기 때문에, 칠 년이라는 세월을 며칠같이 느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속임수로 일관하고, 권력의 쟁취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야곱이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는 정당한 노동을 하고 그것을 기꺼이 수용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감당합니다. 이렇게 야곱도 조금씩 인생의 무대에서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성경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이뤄지는 전형적인 결혼의 풍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지만, 야곱은 사랑하기에 자신을 내어주는 첫번째 경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악착 같이 살아남았어야 했기에, 틈을 보이면 당하고야 마는 거친 경쟁의 세월을 살아야했기에 딱딱하고 굳은 마음이 되어버린 우리들 마음을 녹여 주소서. 부드러운 아기 살결 같은, 새털같이 가볍고 따스한 마음을 허락하여 주소서. 사랑에서 배우게 하소서. 인생은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를 내어주면서 얻는 것임을. 십자가를 생각하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