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 한문덕 목사

목소리 : 한문덕 목사

반주 : 박지형 집사

58. 스무해를 한결같이

저는 장인어른의 집에서 스무해를 한결같이 이렇게 살았습니다. 두 따님을 저의 처로 삼느라고, 십 년하고도 사 년을 장인 어른의 일을 해 드렸고, 지난 여섯 해 동안은 장인 어른의 양 떼를 돌보았습니다. 그러나 장인 어른께서는 저에게 주셔야 할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꿔치셨습니다. 내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을 보살펴 주신 하나님이시며, 이삭을 지켜 주신 ‘두려운 분’께서 저와 함께 계시지 않으셨으면, 장인 어른께서는 저를 틀림없이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제가 겪은 고난과 제가 한 수고를 몸소 살피시고, 어젯밤에 장인 어른을 꾸짖으셨습니다.(창세 31: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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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는 자’라는 별명을 가졌던 야곱의 인생은 정말로 속이거나 속임을 당하는 일들이 매우 많습니다.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였기에 떠돌이가 되어버린 야곱은 엄마의 주선으로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합니다. 라반은 “너는 나와 한 피붙이이다.”라며 야곱을 흔쾌히 맞이해 주었지만, 한 달여가 지나자 야곱은 라반 집안의 일꾼이 됩니다.(창세 29:14 이하)

라헬을 사랑했던 야곱은 라헬과 결혼한다는 조건으로 흔쾌히 라반의 일을 하기로 했는데, 첫날밤 신부가 바뀌는 일이 생깁니다. 자기 고장의 법을 핑계로 라반은 큰 딸 레아를 신방으로 들여보냈던 것이지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야곱보다 한 수가 높은 라반에게 야곱은 꼼짝없이 붙들려서 20년을 일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의하면 그동안 라반은 열 번이나 품삯을 바꿔치기 하며 야곱을 속였습니다.

그럼에도 야곱은 스무해를 한결같이 살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속아 주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야곱의 20년 인생은 지난 세월 자기 가족을 속인 것에 대한 속죄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선택으로 인해서 하나님은 야곱을 돌보아 주시고, 그를 부유하게 하시며, 그가 하는 일마다 성공하도록 도우셨습니다.

올바르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은 그 정직함 때문에 때로 손해를 봅니다. 속이는 자에게 당하는 것이지요. 그럴 때면 열불이 나고 그동안 지키던 원칙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적당히 타협하고 물들며 이게 세상 사는 법이라면서 스스로를 달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참으로 ‘두려운 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살펴 주신다는 것을 확실히 믿어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겪는 고난과 우리가 하는 수고를 알고 계십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의 길고 긴 인생이 한결같게 하여 주시옵소서. 첫 신앙의 열정을 이어가게 하시고, 영원회귀의 수레바퀴 속에서도 첫 마음을 잃지 않게 하여 주소서. 세상은 속임수로 넘쳐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속이는 자가 되지는 말게 하소서. 대신 분별력과 지혜를 주셔서 속지 않게 하시고, 도리어 선으로 악을 이기게 하여 주소서. 우리보다 먼저 고난의 길을 가셨던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