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 한문덕 목사

목소리 : 한문덕 목사

반주 : 박지형 집사

62.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듯 합니다

에서가 물었다. “내가 오는 길에 만난 가축 떼는 모두 웬 것이냐?” 야곱이 대답하였다. “형님께 은혜를 입고 싶어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에서가 말하였다. “아우야, 나는 넉넉하다. 너의 것은 네가 가져라.” 야곱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형님, 형님께서 저를 좋게 보시면, 제가 드리는 이 선물을 받아 주십시오. 형님께서 저를 이렇게 너그럽게 맞아 주시니, 형님의 얼굴을 뵙는 것이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듯합니다.(창세 3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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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야곱이 에서와 만나는 장면에서는 교활하게 남의 것을 빼앗으려던 과거의 야곱은 온 데 간 데 없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을 형님과 나누려고 합니다. 에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동생을 죽이려고까지 했던 미움의 마음은 다 사라졌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더 이상의 부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이 둘은 이제서야 자신에게 본래 주어진 그 형상!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야곱이 형님의 얼굴을 뵙는 것이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듯 하다고 말하였고, 아마 에서의 심정도 비슷할 것입니다. 우리가 상대방에게서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면, 존재하는 모든 것에서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고, 그 분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한결 넓어지고, 평안하고, 부드러울 것입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언제 동이 튼 줄 아는가?” 한 제자가 대답합니다. “사람의 눈에 하늘의 환한 빛 한 줄기가 보이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랍비는 아니라고 답합니다. 다른 제자가 말합니다. “사람이 숲에 있는 나무들을 구별하여 볼 수 있을 때 새벽이 옵니다.” 스승은 그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제자들 모두 입을 다물자, 랍비가 입을 열었습니다. “너희가 밖을 내다보았을 때,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너희 형제로 보이면 그 때 동이 튼 것이다.”

서로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을 때, 두 형제는 얼싸 안을 수 있었습니다. 형제자매가 총부리를 겨눈 세월을 씻어내려면 서로에게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믿어야 할 것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환한 얼굴로 양팔을 크게 휘저으며 남쪽으로 걸어내려 오고, 문재인 대통령이 밝은 미소로 손을 건네었듯이, 둘이 포옹하며 다정함을 나누었듯이, 그렇게 65년의 한(恨)과 70년 남남으로 지낸 어색함을 씻어 냈듯이 우리 또한 넉넉한 마음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이 땅에 평화를 이루소서. 영구히 이뤄주소서. 남북이 오갈 수 있게 하시고, 동서가 만나게 하여 주소서. 내 안에 갈라진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하시고, 흘기는 눈, 깔보는 태도가 사라지게 하소서. 화해의 기쁨을 나누게 하시고, 더디더라도 인내하며 끝까지 가게 하소서. 그 길에 주님께서 함께 해주시고, 우리 모두가 함께 하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