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강미희 전도사

반주: 박지형 집사

79. 신앙을 지키며

요셉이 자기의 형들과 아버지의 집안 식구들에게 말하였다. “제가 이제 돌아가서, 바로께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가나안 땅에 살던 저의 형제들과 아버지의 집안이 저를 만나보려고 왔습니다. 그들은 본래부터 목자이고, 집짐승을 기르는 사람들인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양과 소와 모든 재산을 챙겨서 이리로 왔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려 둘 터이니, 바로께서 형님들을 부르셔서 ‘그대들의 생업이 무엇이오?’하고 물으시거든, ‘종들은 어렸을 때부터 줄곧 집짐승을 길러온 사람들입니다. 우리와 우리 조상이 다 그러합니다’하고 대답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형님들이 고센 땅에 정착하실 수 있습니다. 이집트 사람은 목자라고 하면, 생각할 것도 없이 꺼리기 때문에,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창세 46: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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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 초청으로 이집트로 내려가게 된 야곱의 일행은 브엘세바에 머물러서 하나님께 희생제사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46:1 이하). 그 때 하나님께서는 환상 가운데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며, 거기에서 큰 민족을 이루게 한 다음 다시 데리고 나오겠다는 약속을 해 주십니다.

이 약속의 말씀을 이루려는 듯이 요셉은 오늘 이집트에 도착한 자신의 형제자매, 동족들을 이집트와는 구별된 장소에 머물게 하여 이집트 사람들과 절대 섞이지 않도록 애를 씁니다. 이집트에 내려갈 때 야곱의 자손들은 자신의 직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집트 왕가의 궁에 머물 생각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이런 모든 노력은 이스라엘 야훼 신앙과 자유와 평등을 향한 삶의 전통이 조금이라도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고대에 목축업에 종사하는 것은 천한 것으로 여겨졌고, 이집트의 상류계층들은 이방 민족에다가 천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용하여 요셉은 자신의 민족적 종교적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지면서 머물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해 줍니다. 이것이 430년 동안 낯선 이방 땅에 머물면서도 야훼 신앙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일 것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삶의 지혜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그런 상황에서도 지키고 유지해야 하는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2000년 넘게 유지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었던 그리스도교 신앙은 진지한 반성을 통해서 거듭 재해석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너무 쉽게 포기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신앙은 굳게 지킴으로써 우리 삶을 지탱하는 더욱 든든한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 하나님, 100년도 살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이지만, 천년의 고민과 비전을 갖게 하여 주소서.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때로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넉넉한 마음으로, 때론 고집스런 뚝심으로 신앙을 지키게 하여 주소서. 부르르 끓었다가 식어 버리는 냄비가 아니라 뭉근하게 따뜻함을 유지하는 뚝배기 같은 믿음이 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