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87. 참된 용서 요셉의 형제들은 아버지를 여의고 나서, 요셉이 자기들을 미워하여, 그들에게서 당한 온갖 억울함을 앙갚음하면 어찌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요셉에게 전갈을 보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남기신 유언이 있습니다. 아우님에게 전하라고 하시면서 ‘너의 형들이 너에게 몹쓸 일을 저질렀지만, 이제 이 아버지는 네가 형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여 주기를 바란다’ 하셨습니다. 그러니 아우님은, 우리 아버지께서 섬기신 그 하나님의 종들인 우리가 지은 죄를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요셉은 이 말을 전해 듣고서 울었다.(창세 50: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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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죽어 열조(列朝)에게로 돌아가자 요셉의 형들은 다시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분명 요셉이 자신의 마음을 다 털어놓고 자신에게 발생한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이었음을 밝혔지만(45:1-15) 요셉의 형들은 요셉을 의심합니다.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는 아버지를 보아서 자기들을 어찌하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요셉이 옛날 일을 들먹이며 자신들에게 앙갚음할 것을 걱정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이미 모든 것을 용서하였습니다. 이미 그 옛날의 요셉이 아닙니다. 그런 요셉을 믿지 못하는 형들의 전갈을 듣고 눈물을 흘린 것은 형들이 자기를 여전히 의심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아팠기 때문입니다. 형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빌어서 용서를 말하고, 또 자신들의 입으로 용서해 달라고 반복해서 말합니다. 그만큼 두렵고 떨렸던 것이지요.

평범한 우리는 이런 형들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사실 용서는 쉽지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심 어린 마음에서 우러나온 사과도 어렵지만, 그렇게 용서를 비는 자에게도 용서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우리네 실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참된 용서는 위대한 화해를 이뤄냅니다. 요셉은 다시 한번 형들에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기라도 하겠습니까? 형님들은 나를 해치려고 하였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그것을 선하게 바꾸셔서, 오늘과 같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셨습니다. 그러니 형님들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형님들을 모시고, 형님들의 자식을 돌보겠습니다.”

요셉은 하나님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모든 존재들의 실수를 너그러이 받아 주는 사람이 되었고, 발생하는 모든 경험을 선으로 바꾸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은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 요셉과 같은 마음이 된다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가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주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으니, 끊임없이 주님의 형상을 드러내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글: 한문덕 목사
– 목소리: 한문덕 목사

– 제목: 창조신앙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창세기 1:1)

창세기의 첫 구절은 우리를 신비(神祕)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우리는 태초를 알 수 없습니다. 시간이 시작된 그 순간의 하늘과 땅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으며, 하나님도 우리에게는 영원한 비밀입니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모든 사물들이 원래부터 있었다고 생각했기에 무(無)로부터의 창조를 이해할 수 없었듯이, 우리는 창조의 순간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그래서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말할 수 없지만 말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신앙입니다. 알 수 없어도, 아니 알 수 없기에 터져 나와야 하는 것! 매번 피어나지만 모름으로 가득한 곳, 거기가 바로 하나님 자리입니다.

창세기 1장 1절에서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해야만 했던 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듣게 됩니다.

“하늘과 땅, 존재하는 것들의 터전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은 인간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든 존재들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인간이 태어날 때 모든 것이 이미 존재했다. 사람은 그 모든 것을 선물로 얻었고, 아무런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아니 인간이 바로 자연만물로부터 탄생했다. 그러니 늘 감사해야 한다!”

“자기가 만든 것이 아니고 얻어 쓰는 것들이기에 늘 조심히 다뤄야 한다. 모든 것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공짜로 얻었으니 조건 없이 줄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신을 추방해 버린 현대인들에게 오늘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맨 처음에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기도 : 하나님! 우리가 세계의 비밀들을 하나씩 알아갈 때에도 겸손한 이가 되게 하소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날 때에도 늘 신중하고 조심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선물로 받은 것을 귀하게 쓰게 하소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게 하소서. 말하면서도 말할 수 없는 것들을 기억하게 하시고, 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게 하소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때로 침묵하게 하시고, 그러나 터져 나오는 것들에는 자신을 내어 맡기게도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