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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사람을 위하여”(막2:27) 그리고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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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 준수 계명은 십계명의 네 번째 계명으로 신명기(5장 12-15절)와 출애굽기(20장 8-11절)에 각각 나옵니다.

신명기의 안식일 계명은 애굽에서 종살이 하던 히브리 백성을 해방시키고 자유를 주신 하나님을 기억하여 종이든, 가축이든, 이방인이든, 땅이든 모두가 노동을 멈추고 쉬라고 합니다. 안식일 준수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법이 되는 것입니다. 출애굽기에서는 안식일이 창조의 완성임을 기억하며 하나님이 복주시고 거룩하게 한 날이기에 하나님의 백성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출애굽기와 신명기에 나오는 안식일 준수 계명은 곧 창조와 해방의 정점(頂點)을 찍는 계명입니다.

따라서 안식일은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와 억압에서 벗어나 참된 쉼을 가지며 생명의 근원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 안에서만 참된 안식을 누릴 수 있기에, 이것을 아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과의 특별한 시간을 정합니다. 그 시간만큼은 맹목적 이윤 추구와 무한한 욕망 추구의 늪에서 벗어나,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을 통해 세상이 알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내적 평안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다.”는 예수님의 선포는 정확한 것입니다. 바리새파들은 안식일의 근본정신을 잊었습니다. 하나님을 위한다면서 안식일 규정으로 사람을 억압하고 정죄합니다. 오늘날 이 사회에서도, 또 교회에서도 다양한 명목으로 사람을 옭죄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모든 법과 규칙과 제도는 결국 사람을 위함인데, 거꾸로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 자신들의 삶 속에서 본말(本末)이 전도되어 정작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규정에 얽매여 생명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피는 한 주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기도 :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도리어 주님의 뜻을 어기고 주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을 억압하는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해 봅니다. 우리가 아무런 뜻 없이 행할 때 우리의 모든 행실이 헛된 것에 봉사하지는 않는지 또 회개합니다. 주님께서 주신 모든 계명의 본뜻을 헤아려 살게 하시고, 우리들의 삶이 참 자유를 누리는 삶이 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