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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함께 구원 받은 다른 배들”(막 4:35-36) 그 날 저녁이 되었을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다 저쪽으로 건너가자.” 그래서 그들은 무리를 남겨 두고, 예수를 배에 계신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함께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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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서 4장 35절부터 41절의 말씀은 풍랑을 잔잔하게 하신 예수님의 기적을 묘사하는 매우 유명한 본문입니다. 예수님이 배를 타고 갈릴리에서 이방 지역으로 가시던 날은 안식일 저녁이었습니다. 안식일인데도 쉬지 않고 손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시고, 또 많은 병자를 치유하시고, 산에 올라가 제자들을 선택하시고, 다시 바닷가에 내려가 비유의 말씀을 가르치시기까지 예수님의 선교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유대 땅에서 하루의 선교를 마치고는 이제 이방 땅으로 건너가자고 제안하셨던 것입니다.

그렇게 떠난 선교여행에 다른 배들도 함께 따라갔는데, 우리 모두가 아는 대로 예수님 일행은 거센 바람과 파도를 맞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세상 모르고 주무십니다. 제자들의 믿음이 예수님 수준에 이르러서 그 정도의 풍랑에도 끄덕하지 않았다면 예수님을 굳이 깨울 필요가 없겠지만, 다급해진 제자들은 예수님을 깨웁니다. 예수님은 바다와 바람을 꾸짖으시고 잔잔하게 하신 다음 제자들에게 한마디 하십니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이 한 마디를 통해 선교 여행에서 맞닥뜨리는 온갖 난관과 어려움은 결국 믿음의 문제임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이 함께 하고 계셨으니 진정한 믿음이 있었다면 그 정도 어려움이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자들이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 예수님을 깨웠기 때문에 결국 바다와 바람이 잠잠해졌다는 것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또 덕분에 함께 따라온 배들 안에 타고 있던 많은 사람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잠든 예수님을 깨워야 합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이웃과 형제자매들, 우리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그네들에게도 구원의 소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 풍랑을 잠잠케 하신 예수님! 오늘도 불어 닥치는 매서운 바람과 높이 솟는 저 파도를 잠잠하게 해 주소서. 우리가 주님께 부르짖어 구원을 요청하는 그 애절함이 우리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고통당하는 모든 이들의 부르짖음임을 기억하시고, 우리 모두를 구원하여 주소서. 또한 우리가 예수님과 같은 믿음에 이르기를 원합니다. 우리에게 닥친 모든 난관이 결국 믿음의 문제임을 깨닫게 하시고, 외적인 어떤 어려움이라도 내면의 평안을 해치지 않게 하소서. 주님께서 지켜 주시기에 우리의 잠이 달콤함을 알듯이, 주님 안에서 참된 쉼을 얻게 하시고, 모든 불안을 떨쳐내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