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구걸하던 사람에서, 찬양하는 사람으로” 

사람들은 모두 그가 걸어다니는 것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고, 또 그가 아름다운 문 곁에 앉아 구걸하던 바로 그 사람임을 알고서, 그에게 일어난 일로 몹시 놀랐으며, 이상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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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부활 승천하신 후, 첫 제자들은 여전히 유대교의 테두리 내에서 활동합니다. 날마다 성전에 모이고(행 2:46), 베드로와 요한은 성전으로 기도하러 올라갑니다. 그리고 성전 문 앞에서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던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베드로는 이 사람을 눈여겨보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을 치유합니다.

여기 이 사람을 개인으로 보지 말고 유대 민족 전체의 상징으로 생각해 봅시다. 오랜 식민지 세월 속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옴짝 달싹 못하고 주저앉아 구걸하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제 발로 서서 활동하는 독립적 존재가 아니라, 로마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비굴한 삶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이 있었지만 유대민족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은 이 민족을 제 자신의 두발로 벌떡 일어서게 하여 걷고 뛰게 할 뿐만 아니라, 구걸하는 존재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존재로 거듭나게 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이 사람이 걷는 것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고 놀랍니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두 발로 서서 꿋꿋하게 살아내는 독립적 삶을 살지 못합니다. 우리 민족도 허리가 잘려 분단체제 속에서 외세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이 아니라 그저 목숨 부지와 생계 연명의 나날을 보내거나 경제적 욕망의 실현만을 추구하며 살고 있습니다. 살았지만 죽음을 경험합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은 새로운 의미이자 힘입니다. 오늘의 한국 교회가 첫 제자들과 사도들의 신앙을 이어간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험한 이 세상에서 주저앉아 있는 이들, 구걸하며 머리를 들지 못하는 이들이 제힘으로 걸으며 뛰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이들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기도 : 찬양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 우리는 주님의 영광과 무한한 은총을 찬양하도록 지음 받은 존재입니다. 주님의 피조물들인 온 생명과 인류를 위해 봉사하여 주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아야 함도 알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신뢰하는 참 믿음을 허락하소서. 주저앉아 버린 백성에게, 머리를 꼿꼿이 세우지 못하고, 남에 의존하여 제 목숨이나 연명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주는 하나님의 일꾼이 되게 하여 주소서. 교회가 교회 되게 하시고, 제자가 스승의 뜻을 이어가게 하소서. 보다 더 높은 뜻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들을 기억하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