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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려거든 (2019년 12월 8일)

요한복음서 1장 14-18절, 고린도전서 1장 26-31절

오늘 함께 읽은 요한복음서는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는 한 문장으로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을 노래합니다. 하나님이 살덩이가 되셨다는 말은 당시 고대 근동사회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없는 사상일 뿐만 아니라 비웃음을 사고 조롱거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낮고 천한 것에서 가장 고귀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 거룩한 신성이 물질적 차원으로 내려와서 그들과 함께 거하고 그들을 구원한다는 생각은 그리스-로마 세계의 모든 종교에서 거부하던 것이었습니다.

요한복음서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인간이 모두 함께 잘 사는 유일한 길, 참으로 인간답게 사는 것이 어떤 삶인지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말 한마디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사람이라는 그 이유만으로, 아니 모든 생명체는 생명을 가졌다는 그 이유만으로, 아니 모든 존재는 지금 없지 않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성육신 사건은 바로 인류와 더불어 모든 생명체와 모든 존재가 공존하고 상생하는 방식에 대한 유일한 해답입니다.

“말씀이 거하는 곳은 인간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너희가 천시하고 하대하고 멸시하는 살덩어리, 그 안에 바로 하나님께서 자신을 드러내신다.” 이 주장은 엄청난 역설을 품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 높은 곳을 추구하며, 온 세상에 자신의 이름이 드날리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낮아지기 싫어하며, 못난 것을 부끄러워하며, 잘난 이들 앞에서 열등감과 수치심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고, 거짓 속에서도 진리를 캐내며, 율법 속에서 은혜를 누리고, 실패에서도 희망을 보며, 죽음 속에서도 생명을 얻습니다.

바울 사도는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어리석은 것들을 택하셨으며,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셨습니다. 이리하여 아무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랑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고전 1: 27, 29) 바울은 알았습니다. 최고의 지식과 사회적 지위와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열정과 그 어떤 것이라도 유한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아무리 큰 배라 하여도 거대한 바다에서는 한 점 잎사귀에 불과하듯, 우리의 지식과 부와 능력은 하나님에 비길 수 없습니다.

그러니 생명사랑 가족 여러분! 누구든지 자랑하려거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하고, 하나님 앞에서 자랑스런 아들딸이 되십시오. 우리가 예수님을 자랑하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랑거리가 될 때, 우리 모두는 예수 그리스도의 충만함에서 선물을 받게 될 것이고, 은혜에 은혜를 더하여 넘치게 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