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평화가 이 땅에 오실 때 (2019년 12월 15일)

이사야서 61장 1-3절, 누가복음서 1장 46-56절

오늘 이사야서 말씀에서, 야훼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사람은 주님께서 자신을 보낸 이유를 말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상한 마음을 싸매어 주고, 포로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사람에게 석방을 선언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와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언하고, 모든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단순히 가난한 사람을 부유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을 야기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의 변혁과 그동안 당해왔던 모든 차별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포로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사람에게 석방을 선언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말씀은 토지와 재산, 신분까지도 다시 평등한 상태로 돌아가는 희년법이 실행되는 것입니다. 포로가 되었고, 감옥에 갇혀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해방이 이루어져,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로하신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억압하던 자들은 더 이상 힘과 권력을 부릴 수 없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불평등과 폭력으로 마음이 부서져, 상한 마음 가운데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사람은, 그리고 오늘의 교회는 이런 사람들에게 재 대신 화관을 씌워 주고, 슬픔 대신에 기쁨의 기름을 발라 주며, 괴로운 마음 대신에 찬송이 마음에 가득 차게 하여 주어야 합니다. 한번 도와주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슬픔에서 벗어나 기뻐하는 삶으로 완전히 변화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누가복음서 본문은 ‘마그니피캇’, ‘마리아의 찬가’라고 불립니다. 마리아가 노래하는 하나님은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고, 제왕들을 그 왕좌에서 끌어 내리시고, 세상에 비천한 자를 들어 올려주십니다. 주린 사람들은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은 빈 손으로 떠나보냅니다. 하나님의 방식은 세상의 방식과는 전혀 다릅니다. 마리아의 찬가는 단순히 기쁨의 찬가가 아니라 매우 혁명적인 찬송입니다. 하나님의 힘으로 이 세상의 불의한 구조를 해체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힘은 이제 천사의 말처럼 예수님에게 있습니다.

예수님도 세상과 다른 기준으로 삶을 사셨고, 세상이 돌보지 않은 사람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고통과 절망 가운데 있는 이들을 어루만지고, 고치시며, 때로는 그들을 위해 싸우시며 그렇게 낮은 곳에서 함께 살아가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삶에서 진정한 평화를 보게 됩니다.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힘과 권력에 짓눌려 그저 침묵하고 있는 거짓 평화를 지켜보는 것에 멈춰 있으면 안 됩니다. 불의에 대하여 정의를 외치고, 구조적, 문화적 폭력에 맞서며, 보다 적극적인 평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이 절기에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그날을 함께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