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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덕 목사] 내가 뽑은 나의 종 – 2020년 1월 26일

창세기 18장 16-21절, 시편 20편 6-9절, 마태복음서 12장 9-21절

성경이 말하는 복, 특별히 복의 근원이라고 불렸던 아브라함이 받았던 복은 두 가지 점에서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복과는 다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가 복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복의 근원이 됩니다. 자기만이 아니라, 자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까지도 복을 받게 하는 자리에 섭니다. “아브라함은 반드시 크고 강한 나라를 이룰 것이며, 땅 위에 있는 나라마다, 그로 말미암아 복을 받게 될 것이다.” 진짜 복은 혼자 누리는 것이 아니라, 남과 함께 누리는 것이고, 참된 복은 남이 복을 누리도록 내가 그 복의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 아브라함이 누리는 복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된 이유는 옳고 바른 일, 즉 정의(משפט)와 공의(צדקה)를 하나님에게서 찾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순종한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살았고, 그것이 바로 옳고 바른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고향에 머물러 거기에서 평안과 복을 누리라고 했지만,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지시한 땅으로 모험을 떠났습니다. 그는 떠돌이로 살면서 땅 한 평 가질 수 없는 처지였지만, 모든 사람이 복을 받는 복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오늘 마태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 주십니다. 하나님을 온전하게 섬기기 위해 안식일을 지켰는데, 어느 순간부터 안식일이 하나님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나님은 안식일보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데, 어느 때부턴가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지킨다면서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것을 정면에서 공격하시고, 이 일 때문에 죽음의 위협을 당했지만,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기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마태복음서 저자는 이런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보고 이사야가 예언했던 ‘하나님의 택하신 종’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종은 다투거나, 외치거나, 거리를 돌아다니며 선동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그가 하는 중요한 일은 바로 아브라함이 했던 것, 즉 하나님의 공의를 선포합니다.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합니다. 하나님의 이름만을 자랑했던 시편 저자처럼 그는 정의가 이길 때까지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는 일, 즉 가장 약하고 소외되고 희망이 없다고 여겨지는 이들 곁에서 그들을 회복시키고 다시 살려 냅니다.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사람들이 하는 일들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세상 사람들이 우리 생명사랑교회에 희망을 걸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거리에 나가서 외치고 목소리를 높일 때가 아닙니다. 전도한다면서 소통하지 못하는 말로 세상 사람들을 설득할 때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정의가 이길 때까지, 그리스도교의 진리가 참으로 삶의 의미라는 사실이 세상 사람들의 마음속에 스며들 때까지 우리가 참다운 삶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