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정정숙 권사
반주: 박지형 집사
“알찬 낟알”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나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고, 밤낮 자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그 씨에서 싹이 나고 자라지만, 그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싹을 내고, 그 다음에는 이삭을 내고, 또 그 다음에는 이삭에 알찬 낟알을 낸다.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댄다. 추수 때가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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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노래하는 가수 홍순관 씨의 “쌀 한 톨의 무게”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쌀 한 톨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내 손바닥에 올려놓고 무게를 잰다. 바람과 천둥과 비와 햇살과 외로운 별빛도 그 안에 스몄네. 농부의 새벽도 그 안에 숨었네.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들었네.”
쌀 한 톨의 무게는 실제 얼마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노래하는 이는 그 나락 한 알 속에서 우주를 봅니다. 만인의 땀과 천지의 숨결을 봅니다. 알찬 낟알 하나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때마다 알맞은 환경과 조건이 필요합니다. 농부의 관심과 애정 어린 손길과 함께 바람과 천둥, 비와 햇살 또한 제 몫을 톡톡히 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생각하셨던 하나님 나라는 온 우주의 물결이 함께 일렁이는 나라였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이런 상상력은 제힘만 믿고 섣부르게 하나님 나라를 세워 보려는 열심당의 성급한 행위나, 단계와 절차를 뛰어넘어 바로 열매를 얻으려는 우리들의 욕심을 멈추게 합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끊임없는 활동을 차분히 바라보면서, 그 너른 관점을 지니고 제 몫을 담당하며 끈기 있게 알찬 낟알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싹이 나고, 이삭이 나고, 알찬 낟알을 낼 때까지 수고하는 꾸준함을 가진 이만이 추수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 기도 : 창조의 하나님! 우리는 사도신경을 통해, 주님께서 온 우주의 주인이시며, 존재의 근원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그런 고백을 하면서도 우리는 때로 주님의 섭리와 계획은 아랑곳하지 않고 성급한 마음에 안달합니다. 싹이 나고, 줄기가 자라고, 이삭이 패고, 거기에 알찬 낟알이 들 때까지 듬직하게 기다리는 참을성을 우리에게 허락하소서. 오늘 하루도 주님 안에서 참된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