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목사] 너와 나 사이에 오신 예수님 – 2025년 12월 21일
요한일서 4장 12-16절
2025년 전, 베들레헴
아주 오래전, 베들레헴이라는 작은 마을에 야곱이라는 소년이 살았어요. 야곱은 목수 아버지를 도우며 나무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었죠.
야곱: (나무를 깎으며) 아버지, 이번엔 제가 혼자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버지: 그래, 야곱아. 네 마음을 담아 만든 것은 언제나 특별한 법이란다.
야곱은 며칠 밤낮을 정성스럽게 작업했어요. 거친 나무를 부드럽게 다듬고, 동물들이 편히 먹을 수 있도록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었죠.
야곱: (구유를 쓰다듬으며) 완성이다! 이 구유에서 마굿간 동물들이 편히 먹이를 먹으면 좋겠어.
그날 밤
그런데 그날 밤, 마굿간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났어요. 여행길에 지친 한 부부가 머물 곳을 찾지 못해 마굿간으로 들어왔고, 그곳에서 아기가 태어났답니다.
마리아: (힘겹게) 요셉, 아기를… 어디에 눕혀야 할까요?
요셉: (주위를 둘러보며) 이곳엔 침대도 없고… 아, 저기 깨끗한 구유가 있군요.
야곱은 작은 창문 틈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어요.
야곱: (속마음) 아기가 딱딱한 바닥에 누워 있다니…
야곱은 조용히 마굿간으로 들어가 부드러운 건초를 구유에 가득 담았어요. 그리고 자신이 며칠 밤을 새워 만든 구유를 기꺼이 내주었답니다.
야곱: (작은 목소리로) 이 아기가 따뜻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날 밤, 작은 구유는 세상의 빛을 담았어요.
2025년 – 하윤이와 전학 온 친구
시간이 흘러흘러, 2025년. 초등학교 4학년 하윤이네 반에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왔어요.
수진: (작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저는 수진이에요.
수진이는 낯선 곳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에도 교실 구석에 앉아 있었어요. 하윤이는 며칠 동안 수진이를 지켜보았죠.
하윤: (속마음) 수진이는 왜 저렇게 외로워 보일까…
하윤이는 집에서 가장 아끼던 스티커를 가져왔어요. 그리고 수진이 책상에 쪽지를 남겼죠.
쪽지 내용: “수진아, 나랑 점심 같이 먹을래?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 -하윤-”
수진: (쪽지를 읽으며 눈물이 글썽)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날 이후 두 친구는 함께 웃고, 함께 놀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수진이의 얼굴에 빛이 돌기 시작했죠. 하윤이는 수진이를 통해 배웠어요. 외로움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따뜻한 친구가 되는지.
준서와 길고양이 나비
학교 뒤편 공터에는 다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어요. 준서는 매일 그 고양이를 보았죠.
준서: (걱정스럽게) 다리를 다쳤나 봐. 제대로 걷지도 못하네…
준서는 집에 있던 낡은 상자에 담요를 깔고, 물그릇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매일 학교 가는 길에 먹이를 챙겨주었죠.
준서: (고양이에게) 나비야, 오늘도 왔어. 천천히 나아질 거야.
몇 주가 지나자 나비는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나비는 떠나지 않았어요. 매일 아침 준서를 기다렸고, 준서가 힘든 날엔 곁에 와서 가르랑거렸답니다.
준서: (나비를 쓰다듬으며) 내가 너를 돌본 게 아니라, 네가 나를 위로해준 거였구나. 너도 내게 빛이야, 나비야.
민수와 이웃들의 마을 만들기
하윤이네 아파트 단지에는 휠체어를 타는 민수가 살고 있었어요. 민수는 다리는 불편하지만, 누구보다 동네를 사랑하는 친구였죠.
민수: (휠체어를 타고 단지를 돌아보며) 우리 놀이터 그네가 삐걱거리네. 위험할 수도 있겠는걸.
민수는 동네를 다니며 불편한 곳, 위험한 곳을 잘 발견했어요. 자신이 매일 휠체어로 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것들이 보였거든요.
민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게시판에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사진과 함께 올렸어요. “그네 볼트가 헐거워요”, “이 길은 턱이 높아서 유모차도 위험해요”. 곧 동네 어른들이 민수의 게시글을 보고 모이기 시작했죠.
은지 엄마: 민수가 찾아낸 문제들, 우리가 함께 고치면 어떨까요?
준호 아빠: 좋은 생각이에요. 저는 목공 도구가 있으니 그네를 고칠 수 있어요.
민수: (신나서) 저도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페인트칠은 제가 앉아서도 잘할 수 있어요!
다음 주 토요일, 동네 사람들이 모였어요. 민수가 만든 ‘우리 동네 안전지도’를 보며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죠. 민수는 앉아서 낮은 곳을 페인트칠했고, 어른들은 높은 곳을 맡았어요. 민수가 경사로 각도를 재고, 어른들이 나무를 자르고 붙였죠.
준호 아빠: 민수야, 정확히 어느 정도 경사가 적당하니?
민수: (진지하게) 1:12 비율이 좋아요. 제가 조사해봤어요. 그리고 손잡이가 여기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은지 엄마: (감탄하며) 민수가 전문가네! 우리가 몰랐던 걸 민수가 다 알고 있었네.
며칠 후, 놀이터 개선식이 열렸어요. 민수가 리본을 자르는 순간, 모두가 박수를 쳤죠.
관리소 아저씨: 오늘 우리 단지가 더 안전하고 아름다워진 건, 민수가 동네를 세심하게 관찰해줬기 때문입니다.
하윤: (박수치며) 민수야, 너 덕분에 우리가 몰랐던 거 많이 배웠어! 너는 우리 동네 안전 전문가야!
민수: (환하게 웃으며) 저도 뭔가 할 수 있는 게 많더라고요. 제가 불편해서 알게 된 것들이, 다른 사람들한테도 도움이 되니까 기분이 정말 좋아요!
은지: (민수에게 다가와) 민수야, 너 덕분에 우리 동네가 진짜 ‘우리’ 동네가 된 것 같아. 네가 보는 눈이 있어서, 우리 모두가 더 잘 볼 수 있게 됐어.
민수는 동네에 빛을 비춰줬어요. 그의 세심한 관찰력과 열정으로요. 그리고 이웃들도 민수에게 빛이 되어줬답니다. 그를 믿고, 함께 일하고, 그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요.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는 거예요.
서로에게서 발견하는 빛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어요. 하윤이와 수진이, 준서와 나비, 민수와 이웃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나누고 있었죠.
하윤: (수진이와 함께 웃으며) 너를 만나서 난 더 좋은 친구가 됐어.
수진: 나도 너를 만나서 다시 웃을 수 있게 됐어.
준서: (나비를 안으며) 네가 있어서 외롭지 않아.
나비: (가르랑거리며) 야옹~
민수: (휠체어를 타고 개선된 놀이터를 보며) 우리가 함께 만든 거잖아. 나 혼자서는 못 했을 거야.
하윤: (민수에게) 민수야, 네가 먼저 봐줘서 우리가 알게 됐어. 우리도 너 없이는 못 했어!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방법으로, 모두가 서로에게 빛이 되고 있었어요.
연결
2025년 전 그날 밤, 야곱의 구유는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담았어요. 예수님은 빛이셨죠. 그런데 말이에요…
예수님의 빛은 한 사람 안에만 있지 않아요.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에게 손 내밀고, 서로를 돌보는 그 관계 속에 예수님의 빛이 있답니다
야곱: (2025년 전 베들레헴에서) 내가 만든 구유가 이렇게 귀하게 쓰일 줄이야…
하윤: (2025년 오늘) 내가 내민 손이 수진이에게 빛이 되었고, 수진이도 내게 빛이 되었어.
준서: 나비를 돌봤지만, 나비도 나를 돌봐줬어.
민수: 내가 발견한 것들을 나눴더니, 이웃들이 나와 함께 만들어줬어.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수님이 물으세요.
“오늘 너는 누구 안에서 나를 발견했니? 오늘 누가 너 안에서 나를 발견했을까?”
우리가 서로를 사랑할 때, 서로를 알아봐 줄 때, 서로에게 손 내밀 때… 그 속에서 예수님의 빛이 빛나요.
야곱의 구유가 예수님을 담았듯이, 우리의 작은 손길도 누군가를 담을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서 예수님을 만나게 된답니다. 주는 사람만 빛나는 게 아니라, 받는 사람도 빛나요. 함께 빛나는 거예요.
모두 함께: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 모두 서로에게 빛이 되어요!